Travel/2016 Africa

CAIRO, EGYPT (카이로, 이집트)

오주만세 2016. 11. 17. 18:08




CAIRO (القاهرة)



카이로(영어: Cairo, 아랍어: القاهرة, al-Qāhirah 알카히라[*], 문화어: 까히라)는 이집트의 수도이다. 서기 642년에 건설된 도시로, 도시권의 인구는 1700만에 달한다.

현지어로는 '알 까히라'(Al-Qāhirah)다. 아프리카 대륙 깊숙한 곳에서 발원한 나일강이 북쪽으로 흘러 흘러 세월아 네월아 흘러 흘러, 지중해 변의 나일 삼각주와 만나는 지점 직전에 위치해 있다. 도시 한복판을 나일강이 관통한다. 면적 83㎢, 인구 약 1700만 명. 1922년 이집트가 영국의 보호령으로부터 독립했을 때만 해도 인구가 60만 명 정도에 불과했지만 이후 급격히 늘었고, 지금도 팽창이 계속되고 있다.



피라미드와 스핑크스가 있는 이집트다. TV와 책에서 수도 없이 봐온 유적인데..이미 봤었고 내용도 알고 있는데 이걸 굳이 직접 두 눈으로 보는 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어쨌거나 난 황열병 예방접종 맞으러 온 김에 봤지만...이글거리는 태양에 녹아 내릴듯한 아스팔트...그리고 그 위를 시꺼먼 매연을 내뿜으며 달리는 자동차들.. 정신 없다..정신 없어..



다합에서 야간 버스를 타고 카이로로 간다. 중간에 그 유명한 수에즈 운하라는 곳도 들렸었지만 잠결에 얼핏 버스 안에서 볼 수 있었던 건 항구로 운반되는 컨테이너들을 실은 트럭들만 마치 기차처럼 길게 늘어선 모습이었다. 다합에서 카이로로 가는 길에 검문이 많다고 들었었는데 예상과 달리 버스 밖으로 내린 적은 한 번도 없었고 검문하는 군인들도 잠깐 버스에 들어왔다가 형식 상 대충 버스 안을 둘러본 뒤 나가는 식이었다.

카이로에는 7시 쯤에 도착했다. 이른 아침인데도 사방에서 들리는 시끄러운 경적 소리와 거리를 뒤덮고 있는 매연 그나마 대낮이 아니라 덥지 않았으니 카이로의 첫 인상은 그냥 그런 개발도상국의 대도시였다.





버스가 도착한 곳이 어디인 지는 모르겠지만 다행히 근처에 메트로 역이 있었다. 지도를 확인한 후 메트로를 타고 미리 알아둔 숙소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숙소에 도착했는데 체크인은 12시부터여서 12시 까지 기다려야 했다. 

 같이 체크인을 기다리던 중국인이 있었는데 체크인 기다릴 시간에 이집트 박물관을 간다며 나보고 같이 가자고 했는데 박물관은 질색이라 사양하고 소파에 앉아 기다린 뒤 체크인을 하고 잠시 쉬다가 숙소 주변 구경을 하러 나왔다. 




아랍 분위기의 대도시이다. 하지만 테헤란이나 이스탄불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의 혼돈 그 자체였다...10여년 전 폐차장에서 탈출한 듯한 낡은 자동차들이 뿜어내는 매연과 쉬지 않고 질러 대는 경적 소리 그리고 그런 자동차들이 뒤얽혀 있는 도심은 내리쬐는 햇빛으로 참을 수 없을 정도였다. 한여름 7~8월의 날씨보다는 기온이 낮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 40도에 육박하는 더위가 지속되고 있었다.

너무 복잡하고 정신이 없어서 느긋하게 뭔가 구경하고 할 여유가 없었다. 게다가 야간 버스를 타며 쌓였던 피로 때문에 더욱 힘들었고...결국 1시간도 못 되어서 궁전인지 무슨 건물 하나 보고 숙소로 되돌아왔다. 



숙소에 돌아와 보니 아까 박물관 간다고 하던 중국애도 숙소에서 쉬고 있었다. 잠깐 몇 마디 나누다가 1시간 후에 근처에 슈퍼마켓에서 먹을 걸 사러 같이 밖으로 다시 나왔다.

하지만 슈퍼마켓은 아무리 돌아다녀도 찾을 수가 없었고...지도를 봐도 근처에 슈퍼마켓이 있다는 표시가 없어..잡화점에서 샴푸 하나 사서 다시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시샤 피우는 곳에서 시샤와 커피 한 잔 하고..





그리고 다음 날...카이로에 온 첫 번째 목적인 황열병 주사를 맞기 위해 병원으로 향했다. 기자 메트로 역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에 있는 보건소 같은 곳이었다. 아..그런데 병원을 가니 마침 휴일이라서 문을 닫았네...하는 수 없이 위치만 정확히 파악해둔 뒤 내일 오기로 하고 카이로에 온 세번 째 목적인 피라미드를 보러 갔다.

기자 메트로 역에서 밖으로 나와 길을 건너면 공터에 미니밴들이 주차되어 있는데 이 미니밴을 타고 피라미드를 구경하러 갈 수 있다. 요금은 30파운드였나...

미니밴을 타고 기자 피라미드로 가는 중에 한국 동생을 만났다. 아프리카 여행을 이미 끝내고 이집트를 마지막으로 왔다고 한다. 그래서 같이 피라미드로 아프리카에 대해 이것저것 묻고 얘기하며 걸어갔다.  



미니밴을 타고 20분 쯤 간 뒤 차에서 내리니까 멀리 피라미드가 보인다.

사실 난 이집트에 오기 전부터 피라미드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보고 싶지도 않았고...누가 피라미드를 들어다가 내 눈 앞에 갖다 놓으면 보겠지만..굳이 TV에서 수도 없이 본 돌덩이 무덤을 보러 가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기왕 카이로에 왔고 시내에서 멀지도 않으니..입장료도 10000원 정도 밖에 안 하는데...일부러 안 보기도 뭐하고....






피라미드 입구가 두 곳인가..여러 곳에 있다고 하는데..우리는 그냥 길 따라 갔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는 입구는 사진의 정면이다. 하지만 굳이 들어가지 않아도 피라미드는 조금 멀리서도 실컷 볼 수 있으니...만약 혼자 갔더라면 안 들어가고 사진 한 두 장 찍고 돌아왔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입장료...한화로 8000원 정도를 내고 본격적으로 피라미드 테마 공원을 들어섰을 때 가장 큰 푸쿠왕 피라미드가 보인다.




피라미드도 피라미드지만 여기 언덕에서 내려다 보이는 카이로 시내의 전경도 뭐......볼 만 했다.














사실 내가 이집트에 오기 싫었던 이유는 바로 악명 높은 사기 바가지 호객꾼들 때문이었다. 태국에서도 이런 것 때문에 진절이 났었었는데.. 이미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기꾼들의 나라를 와 봤자 실망할게 뻔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능하면 이집트는 피해가려고 했었고 어쩔 수 없이 이집트에 와서도 걱정을 했었다. 

하지만 의외로 이집트에 와서 5일 동안은 사기꾼이나 진절머리 나는 호객꾼들을 만나지 않았다. 여기 카이로의 피라미드 테마 파크에 오기 전까지는...…

나나 한국에서 온 동생이나 낙타 타는 건 전혀 취미가 없어서 그냥 천천히 걸으며 둘러보려 하는데도 쉬지 않고 말을 거는 낙타꾼들... 


"이봐...이 낙타 타는 거 얼마인지 알아? 단돈 1달러야!" 


막상 타고 나서는 말을 바꿔 바가지를 씌운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고 정말 1달러라고 해도 나는 별로 타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하지만 끈질기게 옆에 달라붙어 낙타 타라고 권하는 호객꾼들 때문에 귀찮아서 미칠 지경이었다. 






























피라미드를 다 보고 합승 버스로 기자 메트로역으로 간 뒤에 다시 시내로 되돌아왔다. 그리고 이집트의 유명한 음식인..코사리 라는 걸 먹으러 숙소에서 만난 중국 애가 추천했었던 식당으로 갔다. 



자동차 정비소들이 모여있는 곳에 위치한 음식점….안에 들어와 보니 다합에서 만났던 일본인 일행도 코사리를 먹고있었다. 아마 이 식당이 인터넷에서 유명한 곳이라 외국인들에게 인기가 많은 듯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1500원 정도...주문을 하고 나온 음식을 보니..



스파게티면, 밥, 기타 등등을 토마토 소스에 비벼 먹는 것이었다. 거기다 내가 싫어하는 콩까지 들어있고…맛있어서 먹는다기 보다는 배고프고 돈 없을 때 먹는 음식 같다..--;




코사리를 먹고 한국인 동생과 시샤를 피우러 가서 이런 저런 인생 얘기를 하며 커피도 한 잔 했다. 한국인 동생은 다음날 다합으로 떠난다고 해서 나중에 한국에서 보자고 한 뒤 헤어졌다. 


그리고 다음 날..이집트에 온 주 목적인 황열병 예방 주사를 드디어 맞으러 갔다. 원래 조지아에 있을 때 부터 황열병 예방 접종을 하려고 알아봤고..터키의 이즈미르라는 곳을 간 것도 그것 때문이었는데...결국 이집트에서 맞게 되었다.



다시 기자 메트로역으로 와서 10분 정도 걸어서 보건소가 있는 건물에 도착..



간판이 다 아랍어로 되어 있어서 건물 내부에서 곤란해 하고 있었는데 어제 보건소 문 닫았다며 다음 날 오라고 했던 경비 아저씨가 직접 보건소 입구까지 안내해 주었다. 그런데 건물 안에 있는 게 아니라 건물을 통해 뒤 쪽으로 허름한 집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가면 보건소가 있다.




다행히 문은 열려 있었고...안에는 전혀 의사나 간호사로 보이지 않는 아줌마 한 명만 앉아 있었다. 황열병 주사 맞으러 왔다고 하니까 뭔 서류를 작성하라고 하는데… 오기 전에 예방 접종 비용이 150파운드라고 알고 있었는데 이 아줌마는 250파운드를 내라고 한다..내가 150파운드 아니냐고 물으니 영어를 거의 못 하는 이 아줌마는 황열병 말고 다른 2가지 예방 접종도 맞는다고 한다. 



당시에는 얼마 안 하는 돈으로 하는 예방 접종이니 알겠다고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끼어 팔기 사기에 당한 듯 하다. 접종 증명서에는 polio 라고 소아마비 예방(?) 뭐 알 수 없는 별로 필요 없는 예방 접종도 한 듯 하고..영어 못 하는 아줌마의 말을 알아들을 수도 없었고...


어쨌든 황열병 주사를 맞고 이집트 카이로에 왔으니 스핑크스와 피라미드 말고도 문명 발상의 근원인 나일강 구경을 하러 메트로를 타고 강변 쯤에서 내렸다.











별할 건 없는 강이다. 중간에 한강의 뚝섬처럼 섬으로 된 도심지가 있어서 여기서 새우버거 사 먹고….한참을 걸어서 숙소 근처의 시내까지 왔다. 








그런데 오는 길에  맵을 보다가 근방에  버스 터미널이 있는 걸 확인하고...버스 터미널로 가서 룩소르로 가는 버스를 확인했다. 120파운드...밤 10시에 출발하는 야간 버스...다른 곳 알아보고 뭐하기 귀찮아서 그냥 예매했다. 



오는 길에 베이커리에 들려서 빵과 케잌들 사서 먹고...4일째 되는 날 룩소르로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