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2016 Africa

AWASA, ETHIOPIA (아와사, 에티오피아)

오주만세 2016. 11. 20. 15:36





AWASA (አዋሳ)



아와사는 에티오피아 남부에 위치한 도시로 남부 국가 민족 주의 주도이며 면적은 50㎢, 높이는 1,708m, 인구는 165,275명(2012년 기준), 인구 밀도는 3,300명/㎢이다.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남쪽으로 약 285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예전에 아프리카 여행에 대해 검색을 하다가 어떤 글을 보게 되었다. 아프리카 여행 카페에 올라온 글이었는데..아프리카는 진짜 돈이 많거나 진짜 아프리카를 사랑하는 사람만 간다는 것이다. 왠만하면 50만원 많으면 100만원이 넘는 각종 투어들에 참가하려면 돈이 많아야 하고..특별히 아프리카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에게 아프리카 여행은 힘들기만 하고 특출난 볼 건 없는 그런 곳이라는 의미로 쓴 글일지 모르겠다.  여행 중에 만난 누가 그랬는데..투어 안 할 거면 왜 아프리카 왔냐고....



메스켈 광장으로 가서 오후 1시에 출발하는 에티오 버스에 탑승했다. 나름 최신식 버스에 넓고 깨끗한 좌석...난 이때까지는 아프리카 국가들의 버스는 다 이런 줄 알았다. 다행히 출발도 거의 정시에 했고..대략 5~6시간 걸려서 오후 7시쯤에 아와사에 도착했다. 아와사로 오는 버스에서 동양인 여행객 일행을 만났는데 딱 보니까 중국인들 같아 보여서 아는 척을 자제했다. 하지만 버스에서 내려 숙소를 찾아가는 중에 길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고 기왕 아디스아바바에서 같이 왔으니 숙소도 같이 찾아보자고 하였다. 아와사에서 만난 일행은 중국인 커플과 일본인 그리고 또 다른 중국인 이렇게 네 명이었다. 

사실 외국에서 만난 중국인 관광객들 진상 짓에 질려 있었지만...아프리카에 와서도 이집트와 아디스아바바에서 만났던 애들이 워낙 비호감 이어서 더 그랬었다... 여기서 만난 애들은 중국을 여행할 때 중국에서 만났던 그런 평범한 여행객들이었다. 

아무튼 중국애들이 스마트폰을 보며 찾아간 첫 번째 숙소는 270비르에 와이파이가 있는 숙소였지만....아디스아바바를 제외한 다른 도시에서 숙소는 150비르면 충분한 걸로 알고 있었기에 다른 숙소를 찾아보자고 해서 결국 싱글룸이 150비르인 와이파이 없는 호텔을 찾았다. 일본인과 다른 중국인은 돈 아낀다고 싱글룸에서 같이 있는다고 했는데 웃긴 것이...커플이나 남자 둘이나 인원수는 똑같은데 남자 둘이 묵으면 커플보다 더 비싸게 받는다.--; 와이파이 없는 것이 좀 마음에 내키지는 않지만...이미 각오하고 아프리카에 왔으니 어느 정도는 감수해야지...

체크인을 하고 다같이 밖으로 나가 레스토랑에서 저녁 식사로 파스타를 먹고 숙소로 돌아왔다. 1~2시간 정도는 시내를 둘러보다가 올 생각이었지만 길거리에 가로등 하나 없고 어두컴컴한 탓에 무서워서 일찍 돌아왔고...숙소에서 맥주를 마시며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눴다.




각자의 여행 얘기를 나누면서 맥주 2병씩 마신 것 같은데...정신을 차리고 테이블을 보니 빈 맥주병이 15병 정도 있다.. 뭐지..? 알고보니 영어를 잘 못하는 중국 쿤밍에서 온 Li 라는 친구가 혼자 맥주는 9병이나 마신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2병 마실 동안에 아무도 모르게....

참...그리고 아디스아바바에서 중국인 3명은 좀 비싼 타이투 호텔에 숙박했다고 하는데 3명 다 온 몸에 베드버그 물린 자국 투성이었다. 나름 루마니아에서 고생한 탓에 베드 버그에 대한 전문가가 다 된 내가 이런 저런 설명해주고 했는데...결국 며칠 후엔 나도 베드 버그에 시달리게 되었다.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 아와사에서 유명한 타임 카페라는 곳으로 갔다.

시내 메인 로드의 가장 중심부 쯤에 있는 와이파이가 있는 카페다. 여기서 각자 음료와 간단한 음식을 주문해 아침으로 먹고..원래 아침 먹으러 온 것이 아니고 인터넷 하러 온 것이라 다들 폰을 붙잡고 뭔가에 열중하고 있었다.



나는 생선 샌드위치를 시켰는데...뭐 이렇게 맛이 없는지...그나마 과일 쥬스는 단순히 믹서기에 갈아서 주기 때문에 마실만 했다.



아침을 먹으며 인터넷하고 주식 확인한 뒤에 아와사 호수를 보러 갔다.



에티오피아 뿐 아니라 다른 아프리카 국가의 도시나 마을들도 길거리에서는 특별한 문화나 이국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는 없었다. 나에겐 마치 동남아 캄보디아의 소도시의 모습과 거의 흡사했다.







호수까지는 걸어서 30분 정도 걸렸다. 호수에 가까이 올 수록 커다란 펠리컨들이 날아 다니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개중에 몇몇은 나무 위에 올라가 쉬고 있다.





한참을 호수를 향해 걷다가 일본인 단이 커피를 팔고 있는 노점을 발견했다. 중국애들은 커피를 안 좋아하지만 일본인인 단과 나는 하루라도 커피를 안 마시면 입 안에 가시가 돋힐 정도로 카페인에 중독되어 있었다. 특히 아침에는 더더욱.....그래서 중국애들한테 커피 한 잔 하고 가자고 한 뒤 맛있는 커피를 한 잔씩..



아프리카의 나라들은 대부분 저렇게 숯불을 이용해 물을 끓이고 음식을 요리한다. 가스가 비싸서 그런가....길거리에 자동차들은 여느 나라와 다르지 않게 교통 체증을 유발하고 있던데...가스레인지나 인덕션이 제대로 보급되지 않은 점이 좀 의문스러웠다.



암튼 커피 한 잔씩.......아프리카 여행하면서 위생에 대한 걱정을 하는 건 사치이다. 먼지가 쌓여있는 컵을 걸레같은 행주로 한 번 쓱쓱한 뒤에 커피를 따라준다....












호수에 펠리컨들이 모여서 어떤 아저씨가 던져주는 생선을 받아 먹고 있었다.



길을 따라 호수 주위를 걸었는데...특별히 아름답다거나 아프리카의 이국적인 정취가 느껴지진 않았다. 하지만 적어도 복잡하기만 했던 아디스 아바바보단 훨씬 좋다..





걷다가 호수 쪽으로 나 있는 길을 발견...현지인들이 모여서 사진을 찍고 있길래 우리도 사진 찍으러 그 쪽으로 걸어갔다.





이런 망가진 길도 아슬아슬하게 건너고...







이 곳에서 재밌는 녀석을 만났다. 일본인 단이 우리끼리 사진 찍자며 옆에 서 있는 한 현지인 청년에게 카메라를 건내며 사진 좀 찍어 달라고 부탁했는데..우리 의도를 못 알아들었는지 알았다고 하고는 저만치 걸어가 우리들 앞에서 포즈를 잡는다...ㅎㅎ 우리는 다 같이 한 바탕 폭소를 터뜨리고 예의상 청년의 사진도 돌아가며 찍었다.







다시 호수 입구로 돌아와 호숫가에 앉아 시원한 맥주를 한 잔씩 마시고...중국인 리는 또 혼자 5잔이나 마셨다...--;






그리고 다시 걸어서 숙소로 되돌아 왔다. 

중국인과 일본인 일행은 소수 민족 원주민을 본다고 진카라는 곳으로 바로 간다고 한다. 나는 그런 원주민 관광하는 것은 전혀 관심이 없어서 그냥 여기서 하루 더 머물고 떠나기로 하고...다음에 케냐에서 다시 만나기로 한 뒤 연락처를 교환하고 헤어졌다.





중국인 일본인 일행들과 헤어진 뒤 혼자 타임 카페로 가 저녁을 먹고 ..진한 커피도 마신 뒤..숙소로 돌아와..


숙소에서 묵고 있는 다른 에티오피아 애들과 얘기를 나눴다. 아와사에서 2시간 거리에 있는 작은 마을에서 왔다고 하는데..뭐 열심히 대화를 하려 했지만 영어를 잘 못하는 애들이라 ..무슨 얘기인지 모르겠음...

결국 아와사에서 이틀 머물고 아르바민치 라는 곳으로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