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2016 Africa

KAHAMA, TANANIA (카하마, 탄자니아)

오주만세 2017. 1. 26. 18:22



KAHAMA




카하마는 탄자니아 북서쪽에 위치한 도시로 같은 이름인 카하마 행정 구역의 주도이다.



때로는 아무 계획도 없이 우발적으로 오게 된 곳이 더 좋을 수도 있다. 특별할 것 없는 작은 마을이었지만 나의 아프리카 여행길에 특별한 곳은 없었으니 크게 상관 없었다.




르완다 키갈리에서 하루 머물고 탄자니아로 떠난다. 전날 숙소에 체크인을 하자마자 버스 터미널로 가서 탄자니아로 가는 버스들을 알아봤었는데.. 당시에는 탄자니아로 가기는 가도..정확한 목적지를 정하지 못 했었다. 바로 다르에스살람으로 가기에는 너무 멀고...중간에 도도마 라는 행정 수도도 있는데..여기도 멀고 별로 흥미도 별로 없었다.

버스 회사 몇 군데를 알아보는 중에 한 삐끼 아저씨가 내게 와서 어디 가냐고 묻길래 탄자니아로 간다고 하니까 버스 터미널 밖에 있는 버스 회사 오피스로 안내 해주었다. 버스 회사 시간표를 보니까 많은 버스들이 탄자니아로 가기는 가는데....내가 가진 르완다 돈과 거리를 대충 감안해서 므완자로 목적지를 정했다.


버스는 모조리 아침 4시에 출발..--; 그나마 가까운 곳에 숙소를 정해서 다행이지.... 그리고 다음 날 시계를 보고 아침 3시 30분에 숙소를 나와서 오피스 앞으로 갔는데...한산하다... 알고 보니까 우간다와 르완다는 1시간 시차가 나서 2시 30분에 나온 꼴이었다. 아휴...뭐 시간 애매해서 그냥 버스 회사 오피스 앞 벤치에서 기다렸다.


마냥 기다리다가 르완다 시간으로 4시가 되었을 때 작은 버스 한 대가 왔다. 탄자니아로 가는 승객들은 모두 그 버스를 탔는데..당연하게도 바로 가는게 아니고 바로 옆에 버스 터미널로 가서 한 30분 기다리다가 다른 버스 터미널로 가서 또 30분 넘게 기다린 뒤 출발했다. 뭐야 버스 시스템 진짜 뭐같네...

버스가 본격적으로 탄자니아로 떠난 건 5시 30분이나 6시가 다 되어서 였다. 그것도 탄자니아의 목적지로 가는 것이 아니고 국경에서 다른 버스로 갈아타야 한다. 입국 심사..라 해봐야 돈 50달러 내는 절차를 마치고 탄자니아 쪽 작은 국경 마을에서 또 2시간을 기다렸다.




이 작은 마을에서 기다리면서 남은 르완다 돈 환전하고 그 돈으로 콜라 한 병 마시고 심카드를 샀다. 뭔지 몰라 에어텔이라는 회사의 심카드를 샀는데..탄자니아에서는 별로 안 좋은 통신사 같더라...



암튼 지루한 기다림 끝에 버스가 도착했고.....이제 므완자...아니 카하마로 간다. 내가 선택한 버스 회사는 이렇게 목적지까지 최소한 2번은 갈아타야 한다. 그래서 그렇게 목적지가 많고 요금이 싼 것이었나 보다.

버스는 출발하고 한 5분 달리더니 또 멈춰섰다. 앞에 트럭 한대가 자빠져 있는데 그 트럭 다시 뒤집으려고 크레인이 출동해서 길 막고 열심히 작업 중이다.



작은 승용차들은 크레인 로프 밑으로 통과해서 지나가는데 내가 탄 버스는 또 한 1시간을 이렇게 길에서 낭비해버리고..



거의 저녁 5~6시 쯤에 카하마에 도착했다. 여기서 버스를 갈아타야 하는데...카하마에서 내리자마자 이미 버스 티켓 있는 나를 둘러싸는 7~8명의 삐끼들...ㅎ ㅏ...진짜 짜증나서 죽는 줄 알았다. 겨우 삐끼들을 힘겹게 뿌리치고 므완자로 가는 버스를 찾아서 탔는데....이건 뭐...안에 사람들로 가득차 있다. 보니까 또 사람 가득 찰 때까지 기다리는 건가....빈 자리가 거의 없어서 맨 뒷 자리로 가서 앉았는데....또 1시간이 지나도 출발은 안 하고 더 웃긴 건 이 버스는 개조를 진짜 뭐 같이 해서 좌석이 왼쪽 2좌석 오른쪽 3좌석인 건 다른 비좁은 아프리카의 버스와 같은데 ..거기다가 중간 통로에 접이식 보조 의자까지 달아놨다.

그래서 한 줄에 6명 씩 앉게 만들어진 진짜 말도 안 나오는 황당한 버스...아....난 맨 뒤에 앉아서 옴짝달짝 할 수 없는 데다가 맨 뒤에 실은 짐들까지 걸리적 거리고...아 1시간 쯤 답답하고 덥고 땀냄새 때문에 숨 막히는 버스 안에서 고민 하다가 그냥 버스에서 내렸다. 내릴 때도 통로 보조의자에 앉은 사람들 사이를 헤치고 밀치고....버스 내리는데도 10분 넘게 걸렸다..


버스에 내려 크게 한 숨 쉬고...원래 므완자는 별로 가고 싶지도 않았고....그냥 여기서 머물며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 좀 해야겠다 생각했다. 하늘을 보니.. 벌써 어두워지려고 해 바로 버스 터미널 옆에 있는 롯지에서 숙박했다.

숙박 요금은 10000실링 ..

그런데 이 숙소도 술집이 바로 옆에 붙어 있어서 밤새도록 시끄러워 죽는 줄 알았다. 다음 날 카하마를 떠날까 ...고민을 하다가 별로 가고 싶은 곳도 없고 해서 다른 숙소로 옮겨서 하루 더 묵었다.



버스 터미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숙소인데 아프리카에 와서 묵었던 싸구려 롯지 중에선 제일 깨끗하고 좋았다. 요금도 10000실링...여기서 4일 더 머물렀다. 처음엔 제일 싼 방 달랬더니 화장실 있는 2만 실링 짜리 방을 보여줬는데...요금 낼 때 장부에 보니까 10000실링 짜리 방도 있었다. 그래서 그거 1만 실링 아니냐고 하니까 주인 아줌마는 멋적은 웃음을 지으며 1만 실링짜리 방을 내줬다..

방 안에..화장실은 없지만....지은지 얼마 안 되는 롯지라 엄청 깨끗 깔끔하고 ...와이파이만 된다면 한 1달 묵었을지도 모르겠다.. 





숙소에 와이파이가 없어서 근처 투어리스트 호텔에 가서 식사를 하거나 커피 마시면서 인터넷을 접속했다.




먹을 게 없는 아프리카....없어서 못 먹는게 아니라 먹을 게 없다...아프리카에선 주식이 감자 튀김이고 내 입맛에는 구운 옥수수가 제일 맘에 드는 별미였다.



호기심에 허름한 식당에 가서 현지인들 먹는 음식도 주문해 봤는데...고기 두 덩이 있는 국에 나물무침..그리고 돌이 사정없이 씹히는 쌀밥...그것도 거의 1000원 이다..



아프리카 어디를 가도 다 비슷비슷하고.....특색도 없고...고민 끝에 다르에르살람 쪽으로 향하기로 했다. 비행기로 남아공을 가던...아프리카를 떠나든..계속 버스로 여행을 이어가든...일단 바르에르살람 중간에 있는 이링가라는 곳으로 간다.

카하마에서 5일 머물고 떠났다.